잠시 제주에 머무르때 친구가 찾아와 함께 제주 송악산 둘레길을 걸었어요. 몇번의 제주도 여행을 했지만 송악산까지만 가보고 둘레길은 한번도 걸어본적이 없어 이번에는 꼭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길을 나섯다.
길을 걷기 전, 송악산 근처의 브런치 맛집을 있다는 정보를 입수(검색의 도움) 식당에서 따뜻한 커피와 브런치를 여유롭게 즐기며
눈 앞의 바다로 하루를 시작했어요. 그 조용한 아침, 창밖으로 보이던 바다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마음이 참 편안해졌어요.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걸음을 옮긴 송악산 둘레길. 걷는 내내 바람은 시원했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저 말이 안 나올 만큼 아름다웠어요. 해안 절벽을 따라 걸으며 ‘이런 길을 걷는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 그런데 이 아름다운 길에도 아픈 기억이 숨어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송악산은 단지 예쁜 풍경만 가진 곳이 아니에요.
일제강점기, 이곳은 일제가 만든 갱도 진지와 군사 시설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해요. 제주 곳곳을 강제 노역의 현장으로 만든 그 시절, 이 송악산 아래에도 수많은 아픔이 남아 있죠.
둘레길을 걷다 보면 산 아래에 뚫린 동굴 같은 곳들이 보여요. 그건 바로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이 미군의 상륙에 대비해 만들었던 방어용 갱도들이에요. 제주 사람들이 강제로 동원돼 그곳을 파고, 군사 물자를 숨겨야 했던 그 슬픈 역사…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하늘 아래, 그런 무거운 역사의 흔적이 조용히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길 속에 무겁고 어두운 과거가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친구와 말없이 걸으면서 힐링되는 곳
평소 같으면 수다로 가득 찼을 우리 산책길이었지만, 그날은 앞만 보면서 조용히 걸었다.
자연이 주는 위로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 덕분이었을까요?
송악산 둘레길은 단순히 풍경이 예쁜 길이 아니에요.
다시 제주에 가게 되면 한번 더 가보고 싶은 곳이였다
그 속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가 있고, 그걸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있어요.
바다도, 바람도, 역사도 조용히 안아주는 이 길 위에서...
📍 송악산 둘레길 정보 요약
-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 총 거리: 약 1.5km (편도 기준)
- 팁: 갱도 유적지는 중간쯤에서 볼 수 있어요. 역사 안내판도 함께 확인해보세요.